영초언니 _ 서명숙 읽는 人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초대받은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의 인터뷰를 듣고 
영초언니를 한번 읽어봐야지 하다 최근에서야 읽게 되었다. 
뉴스공장 인터뷰를 들으면서 서명숙 이사장이 언변이 유려한 사람은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다. 
소재를 맛깔스럽게 풀어내면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꾼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다는 것에 조금 흥분된 초보 글쓴이 같았다. 
물론 인터뷰가 긴장되어서 그렇게 들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영초언니를 쭉 읽다보면 인터뷰에서 받은 인상이 그리 틀리거나 박한 평가는 아님을 알게 된다. 

'영초언니'는 서명숙 이사장이 기억하는 영초언니에 대한 기록이나 
영초언니가 정확히 어떤 생각과 태도로 그 시대를 살아 냈는지가 읽혀지지 않는다. 
소설가 황석영은 '그 시대, 젊지만 아무데도 기댈 곳 없이 외롭고 힘없던 여성으로서 겪어낸 활동가의 삶은 감동적이고 무참하고 안타깝다'고 
평했으나 감동적이고 무참하고 안타까움을 느끼기에는 영초언니에 대한 기록은 너무 거칠기만 하다. 
기록물의 한계라고 변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뛰어난 기록물일수록 기록물이 그려낸 대상이 보다 뚜렷하게 그리고 생생하게 떠오른다는 점에 비추어 본다면 그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영초언니'는 사실상 그 기록의 대상을 제대로 파지 못한 채 자신의 기억을 시간순으로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 
정확한 정보나 팩트에 기반하지 않은 채 자신과 얽혀 있던 '영초언니'를 자신의 관점에서 그리다 보니 이미 한계가 뚜렷해진다. 
거기다 어설프게 소설가 흉내를 낸 탓에 '영초언니'는 더욱 어정쩡해진다. 

서명숙 이사장은 '영초언니'를 통해 어둡고 절망적인 시대를 뜨겁게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겠지만 
그러기에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자질은 좀 많이 아쉬운 듯 하다. 
그냥 개인적인 기록으로 간직하기에 적당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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