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 이곳은 천국 노는 人

우준이 걱정 때문에 산후조리원 들어올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안 들어왔으면 두고두고 후회했을 것 같다. 

첫날은 낯선 느낌에 그리고 왠지 가족들과 함께 있고 싶다는 생각에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 
우준이와 남편이 있는 집에서 유하와 함께 있으면 좀 더 마음이 안정될 것 같았는데 몹쓸 생각이었다. 
만일 집에 갔다면 헬이 곧 펼쳐졌을 것이다. 

첫째 우준이 때는 조리원에서도 악착같이 유축하고, 밤낮 가리지 않고 수유하느라 제대로 쉬는 느낌을 못 받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낮에는 가능한 수유를 하되 밤 열시 이후부터 아침까지는 푹 자기로 마음 먹었다. 
괜히 좋은 엄마, 모성이 넘치는 맘 코스프레 하다 서른 일곱의 내 몸이 먼저 나가 떨어질 게 분명했다. 
그 코스프레는 첫째 때로 충분하다. 

마사지는 좀 고민을 하다가 신청했다. 
사실 조리원 퇴원 후 동네 샵에서 받아야지 했다가 조리원 마사지 샵의 서비스 케어를 한번 받고 매우 만족스러워 홀라당 신청을 했다. 
첫째 때 조리원의 마시지 샵은 이건 하는 건지 마는 건지 설렁설렁 해서 한번 받고는 더 받지를 않았는데, 
여긴 마사지 받는 내내 오우 만족스럽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마사지로 인해 하루가 바쁘긴 하나 발 붓기도 잘 빠지고 고질적 통증인 허리와 어깨, 골반 통증도 많이 줄어든 것 같아 매우 만족스럽다. 

거기에 더해 병원 재활의학과에서 나와 진행하는 체형교정 치료까지 신청해서 받고 있다. 
임신 중에 골반과 서혜부 통증으로 힘들어 했던 터라, 
이 치료를 받으면 틀어진 내 골반과 온 몸의 정렬이 잡힐 것만 같은 기대감에 덜컥덜컥 신청을 했다. 

사실 가격부담이 만만치 않으나, 
내 몸뚱아리로 돈을 벌어 먹고 사니 지속적 소득 창출을 위해 이 정도는 써야 한다고 스스로를 설득하였다. 
물론 아버님 카드로 마사지 비용은 결제하였다. 
아버님 정말 마음 깊이 감사드려요. 오홍홍

이 곳 조리원의 장점은 꽤 많은 편이다. 
병원 부속이다 보니 소아과와 협진도 잘 되어 있고, 내 몸에 이상이 있으면 바로바로 병원 협조를 받아 치료가 가능하다. 
나 역시 며칠 전부터 소변 상태가 심상치 않아 비뇨기과를 예약했고 적절하게 방광염 치료도 받았다. 
만일 다른 조리원이었다면 일부러 비뇨기과를 찾아가는 수고로움 탓에 고통을 참다 고생했을 것이다. 
바로 옆에 종합병원이 있다는 건 정말 큰 장점이다. 

조리원이 병원 재단 소유이다 보니 신생아를 돌봐주시는 분들도 병원 소속의 간호사, 간호조무사 분들이다. 
그 때문에 아기를 예뻐해준다는 수준을 넘어 
전문적인 실력으로 아기들을 케어해주고, 이곳 산모들의 모유수유를 도와주고, 산모들의 회복을 적극 지원해준다. 
절로 감사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실력도 마음씨도 좋은 분들을 만나 나도 유하도 참 잘 지내고 있다. 
특히 유하의 각질을 마사지로 제거해준 간호사 분께는 특별히 감사드린다. 그 분의 손을 거칠 때마다 유하가 좀 더 사람다워졌다. 

식사도 매우 만족스럽다. 
재단의 종교적 이유로 채식식단만 나오는데 너무나 만족스럽다. 
현미찹쌀밥이 기본이고 주로 나물반찬에 가끔 콩고기로 만든 만두나 돈까스도 나오는데 
일단 속이 너무 편하고 매일 쾌변의 기쁨을 누린다. 이 곳 채식 식단은 조리원에 더 머물고 싶은 이유 중 하나이다. 
얼마전 채식 부페가 나온 날은 모든 음식이 맛있어서 몇 접시나 클리어 했다. 
중간 중간에 나오는 샌드위치, 감자, 고구마, 죽 종류의 간식들도 초반에는 잘 안 먹다 지금은 남김없이 먹고 있다. 
그러니까 채식 식단을 한다고 해서 살이 빠지는 건 아니다;;; 살은 굶어야 빠진다. 

주변 환경도 좋다. 
내 방에서 분수가 보이고 초록 나무들이 햇살을 받고 바람에 흔들리는 걸 볼 때마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물론 방이나 시설이 럭셔리 하지는 않다. 
그런 건 블로그에 자랑질 할 때나 필요한 거고, 내 한 몸 편하게 조리하고, 아기를 잘 돌봐주고 있으니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다. 

며칠 더 머무르며 삼칠일을 이 곳에서 보내고 싶은데, 
우준이 보느라 고생하시는 시어머님의 목소리를 들으니 차마 며칠 더 있겠다는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처음부터 3주 신청을 할 걸 그랬다;;; 

이제 정말 이 곳 생활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시간 가는 게 아쉽기만 하다. 

                [내 방에서 바라본 조리원 바깥 풍경]










덧글

  • 2017/06/24 06:13 # 답글

    3주간 받아주다니 좋은 곳이네요. 저는 첫째낳은 곳이 2주이상은 돈내다 안받아주더라구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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